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단속에 나섰다. 가족 외 공유 계정에 추가 요금을 매기는 정책을 발표한 것. 현재는 칠레, 페루, 코스타리카 등에서 시범 테스트를 진행 중이지만, 추후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정책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구독료에 의존한 수익 모델의 한계가 뚜렷한 탓이다.
넷플릭스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정책을 공식 발표했다. 넷플릭스는 "우리는 함께 거주하는 사람들이 넷플릭스 계정을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항상 지원해왔다"며 "이 같은 기능은 큰 인기를 끌었지만, 넷플릭스를 언제 어떻게 공유할 수 있는지에 대한 혼란 역시 가져왔고, 결과적으로 훌륭한 TV 및 영화 신작에 대한 투자 능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정책에 따르면 가족 외 공유 계정의 경우 추가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기존 멤버십에 최대 2명을 추가할 수 있으며 비용은 계정당 2.99달러(약 3600원) 수준이다.
현재 넷플릭스는 요금제를 베이직, 스탠다드, 프리미엄으로 나눠 운영 중이다. 화질의 차등과 함께 각각 동시 시청 수 최대 1명, 2명, 4명을 지원한다.
넷플릭스는 이용 약관을 통해 "넷플릭스 서비스와 이 서비스를 통해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는 개인적, 비상업적 용도로만 사용해야 하며, 가구 구성원이 아닌 개인과 공유해서는 안 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규모의 확장을 위해 계정 공유에 대한 별다른 대응을 해오지 않았다. 미 매체 포브스 등에 따르면 2억명이 넘는 넷플릭스 가입자 중 약 15~30%가 가족 외 계정 공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변화의 기류는 지난해부터 감지됐다. 넷플릭스는 일부 이용자들을 상대로 "계정 주인과 같이 살고 있지 않다면 시청을 위한 자신의 계정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띄우는 등 가족 외 계정 공유 금지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요금 인상도 지속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2019년 이후 세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11월 첫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스탠다드 요금제는 월 1만2000원에서 1만3500원, 프리미엄은 월 1만45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올랐다.
이는 가입자 성장은 둔화되고 있는 반면, 콘텐츠 투자 비용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수익 모델 다변화에 실패한 탓으로 풀이된다. 구독료에 의존하는 수익 모델의 한계라는 지적이다. 현재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 기반 굿즈를 판매하는 온라인 매장을 비롯해 게임 사업에 진출하는 등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고 있지만 구독료를 대체하기엔 아직 역부족이다.
미 IT 매체 '더버지'는 "성장 기회는 정체됐고 넷플릭스의 콘텐츠 지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넷플릭스는 유료 가입자 수를 늘리거나 기존 고객에게 더 많은 돈을 요구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계정 공유 정책에 대해 넷플릭스코리아 관계자는 "해당 기능의 테스트는 칠레, 페루, 코스타리카 등 총 3개 국가에서만 진행할 예정"이라며 "다른 국가에서의 테스트 진행 여부는 현재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