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자식이 부모님의 막내 탄생을 막는 고려인 설화
꺄릉
2023. 10. 5.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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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의 고려인들 사이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설화가 있다.

집이 가난해 좁은 원룸생활을 함에도 불구,
부모가 계속 자식을 낳아 가족은 늘어만 가자
큰아들이 말했다.

집이 이렇게 가난한데 애만 계속 낳으면
우리 집은 점점 가난해지기만 해.
우리가 어머니 아버지 밤일을 못 하게 하자.
형제들이 가만히 듣다 보니 그 말이 옳다고 여겨
장남의 말에 동의했다.

애들 자니까... ㄱㄱ...
역시나 그날 밤도 부모님은
합체가 하고 싶으셨던 모양인데...

저 안 자는데요?

(뭐야 쟤 왜 안 자;;)
시간이 지나, 장남이 슬슬 졸려 잠이 올 때가 되자...

아 잘 잤다
이제 내가 깨어 있어야지

둘째형님 둘째형님 근무시간입니다
마치 불침번을 서는 것처럼
그 많은 자녀들이 돌아가면서 한 명씩 깨어 있으니
도저히 밤일을 할 시간이 나질 않았다.

자식들이 그렇게 깨어 있으면
이유는 몰라도 방해하려고 한다는 심증은 들 것이다.
그래서 부부는 다음 날 몰래 숲으로 가
부부간의 사랑을 재확인하고(?) 오려고 했는데...

와아~ 엄마~ 아빠~ 어디 계세요?

아
두 번째 작전도 실패.

이쯤 되면 포기할 법도 한데
원체 금슬이 좋으셔서 그런가 포기가 안 되는 모양.
하긴 기대하고 있는데 못 하면
그것보다 빡치는 게 없긴 하다.

아마도 부부가 바랐을 상황
부부는 소 풀 먹이러 간다고 하면서
둘이 나갔다 어딘가에서 하고 돌아올 생각이었는데...

엄마 어디가? 엄마 어디가? 아빠 어디가? 아빠 어디가?
이건 뭐야? 저건 뭐야? 저기 있는 건 뭐야? ㅁㅇㅁㅇ?

자식들은 피를로 옆 박지성마냥 전담마크를 계속했고,
그래서 결국 새로운 동생이 생기는 걸 막았다는 이야기.
타의적 고자가 된 아버지의 처지가 안쓰럽기만 하다.

이 이야기에는 강제이주 후 가난하기 그지없었던
고려인들의 생활이 배경으로서 투영되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학이 담긴 이야기를 공유함으로써
힘든 상황에서 웃음을 찾으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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